이사노트

전입신고·확정일자·전월세 신고 — 보증금을 지키는 세 가지 힘

2026-10-06 고침 · 읽는 데 약 7분

전세 계약을 하면 누구나 "전입신고하고 확정일자 받으세요"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그 둘이 각각 무엇을 해주는지, 왜 하필 같은 날 해야 하는지까지 설명해 주는 사람은 드뭅니다.

보증금을 지키는 장치는 사실 세 가지입니다. 대항력, 우선변제권, 최우선변제권.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지만 하는 일이 전혀 다릅니다.

돈이 들지 않고 온라인으로 몇 분이면 끝나는데, 이걸 미뤄서 보증금 전체가 위험해지는 사고가 지금도 일어납니다. 하나씩 갈라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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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대항력 — "집주인이 바뀌어도 나는 계속 산다"

대항력은 집이 팔리거나 경매로 넘어가 주인이 바뀌어도 남은 계약기간 동안 계속 살 수 있고, 보증금도 새 주인에게 받을 수 있는 힘입니다.

요건은 두 가지입니다. 주택의 인도(실제로 이사해서 점유하는 것)와 전입신고. 둘 다 갖추면 그 다음 날 0시부터 효력이 생깁니다.

여기서 첫 번째 함정이 나옵니다. 대항력은 신고한 날이 아니라 다음 날부터입니다. 이사한 날 오전에 전입신고를 했더라도, 같은 날 오후에 집주인이 근저당을 설정하면 은행이 앞섭니다. 하루 차이로 순위가 밀리는 것입니다.

임대인이 잔금일에 맞춰 대출을 받으면 등기는 당일 효력이 생겨 세입자보다 선순위가 됩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잔금일 다음 날까지 근저당을 설정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넣는 것이 표준적인 방어책입니다.

  • 요건: 이사(점유) + 전입신고
  • 효력 발생: 요건을 갖춘 다음 날 0시
  • 효과: 집주인이 바뀌어도 계약과 보증금이 그대로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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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우선변제권 — "경매 대금에서 순서대로 받는다"

대항력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있습니다. 집이 경매에 넘어가 팔렸을 때, 그 돈을 누가 먼저 가져가느냐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우선변제권은 경매 대금에서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요건은 대항력 + 확정일자입니다.

확정일자는 계약서에 "이 날짜에 이 계약이 존재했다"고 공적으로 도장을 찍어 주는 것입니다. 주민센터, 등기소, 인터넷등기소에서 받을 수 있고 수수료는 몇백 원입니다.

순위는 날짜 순으로 정해집니다. 은행 근저당이 3월 1일에 잡혔고 내 확정일자가 3월 2일이면 은행이 먼저입니다. 반대면 내가 먼저입니다. 그래서 계약 전에 등기부등본을 떼어 선순위 근저당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요건: 대항력(이사+전입신고) + 확정일자
  • 효력: 확정일자를 받은 날 기준 (대항력이 이미 있으면 그날부터)
  • 효과: 경매 대금에서 후순위보다 먼저 배당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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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최우선변제권 — "소액이면 순위를 뛰어넘는다"

보증금이 일정 금액 이하인 세입자에게는 특별한 보호가 있습니다. 선순위 근저당이 있어도 그보다 먼저 일정액을 받아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최우선변제권입니다.

요건은 경매개시결정 등기 전까지 대항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확정일자는 필요 없습니다.

다만 두 가지 제한이 있습니다. 첫째, 보증금이 지역별 기준액 이하여야 합니다. 둘째, 보증금 전액이 아니라 정해진 한도까지만 받습니다. 기준액과 한도는 지역(서울·과밀억제권역·광역시·그 밖)에 따라 다르고 시행령 개정으로 바뀝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 — 기준은 계약 시점이 아니라 선순위 담보물권이 설정된 시점의 법령을 따릅니다. 오래된 근저당이 있는 집이라면 지금 기준이 아니라 그때 기준으로 판단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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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방법 — 온라인이면 몇 분

세 가지 경로 중 편한 것을 고르면 됩니다.

  • 정부24(온라인): '전입신고' 검색 → 공동인증·간편인증으로 신청. 세대주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음
  • 주민센터 방문: 신분증 지참.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한 번에 처리 가능
  • 확정일자만 온라인으로: 인터넷등기소에서 계약서 스캔본으로 부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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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신고제 — 신고하면 확정일자가 따라온다

전월세(주택 임대차) 신고제는 계약 후 30일 안에 계약 내용을 지자체에 신고하도록 한 제도입니다. 2021년 도입 뒤 4년간 과태료를 물리지 않는 계도기간이 있었는데, 2025년 5월 31일자로 그 계도기간이 끝났습니다. 이제 신고를 빠뜨리면 실제로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세입자에게는 오히려 유리한 제도입니다. 신고하면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부여돼, 위의 우선변제권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전입신고와 함께 처리하면 이사 관련 행정이 한 번에 끝납니다.

가장 편한 방법은 온라인입니다. 국토교통부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에서 계약서를 첨부해 신고하면 되고, 주민센터 방문 신고도 가능합니다. 신고를 안 했을 때의 과태료는 지연 기간과 계약 금액에 따라 2만원부터 30만원까지이고, 거짓으로 신고하면 100만원입니다(부동산 거래신고법 시행령 별표 3). 금액이 크진 않지만 안 내도 될 돈입니다.

  • 대상 — 보증금 6,000만원 초과 또는 월세 30만원 초과 계약
  • 갱신 계약도 보증금·월세가 바뀌면 신고 대상 (금액 변동 없는 갱신은 제외)
  • 대상 지역 — 특별자치시·특별자치도와 모든 시·구, 그리고 광역시·경기도의 군. 그 밖의 도에 속한 군 지역은 제외 (시행령 제4조의3)
  • 의무자는 임대인과 임차인 공동이지만, 한쪽이 신고하면 공동 신고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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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하나

순서가 중요합니다. 계약 전에 확인하고, 잔금일에 바로 신고하고, 그날 확정일자까지 끝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 계약 전 — 등기부등본을 떼어 근저당·가압류 등 선순위 권리를 확인한다
  • 계약 전 — 선순위 채권액 + 내 보증금이 시세의 70~80%를 넘으면 위험 신호다
  • 계약할 때 — "잔금일 다음 날까지 담보권을 설정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넣는다
  • 계약 후 30일 안 — 전월세 신고 (확정일자 자동 부여)
  • 잔금·이사 당일 —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같은 날 끝낸다
  • 이사 후 — 등기부등본을 다시 떼어 그 사이 새 권리가 붙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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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실수 세 가지

첫째, 보증금을 다 받기 전에 전입을 새 집으로 옮기는 것.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점유와 전입신고를 유지해야 살아 있습니다. 짐을 빼고 주소를 옮기면 그 순간 두 권리가 모두 사라집니다. 이럴 때 쓰는 것이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법원에 신청해 등기부에 임차권을 기록해 두면 이사를 나가도 권리가 유지됩니다. 다만 등기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다음에 이사해야 합니다. 신청만 해 두고 먼저 나가면 그 사이에 권리가 끊깁니다.

둘째, 가족 일부만 전입을 유지하면 된다는 오해. 임차인 본인이 아닌 배우자나 자녀만 전입한 경우에도 대항력이 인정된 판례가 있지만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원칙은 '보증금 받기 전 전입 유지'입니다.

셋째, 계약서를 잃어버리는 것. 확정일자는 계약서 원본에 찍히므로 분실하면 우선변제권 증명이 번거로워집니다. 계약서는 스캔해서 클라우드에도 보관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하나만 하면 안 되나요?
둘 다 필요합니다. 전입신고만 하면 대항력은 생기지만 경매 대금에서 배당받을 순위가 없습니다. 확정일자만 받고 전입신고를 안 하면 우선변제권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확정일자는 대항력을 전제로 효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확정일자를 나중에 받으면 순위가 그날로 밀리나요?
그렇습니다. 우선변제권의 순위는 확정일자를 받은 날 기준입니다. 3월에 이사하고 6월에 확정일자를 받았는데 그 사이 4월에 근저당이 설정됐다면 은행이 앞섭니다. 미루면 미룬 만큼 위험해집니다.
오피스텔인데 임대인이 전입신고를 하지 말라고 합니다.
업무용으로 신고된 오피스텔의 세금 문제 때문인데, 세입자에게는 전입신고를 못 하면 대항력이 없어 보증금이 무방비가 됩니다. 전입신고 불가 조건이라면 계약 자체를 다시 생각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확정일자와 전세권 설정은 뭐가 다른가요?
확정일자는 무료에 가깝고 간단하지만 경매 시 배당요구가 필요합니다. 전세권 설정등기는 임대인 협조와 비용이 들지만 직접 경매 신청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인 주거 임대차라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로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집주인이 전월세 신고를 안 하려고 합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중 누구든 한 명이 신고하면 공동 신고로 처리됩니다. 집주인이 미루면 임차인이 계약서를 가지고 단독으로 신고할 수 있고, 이때 확정일자도 자동으로 받게 됩니다.
전월세 신고를 하면 세금이 나오나요?
신고 자체가 임대소득 과세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신고 내용이 임대소득 파악의 기초 자료가 될 수는 있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확정일자 자동 부여라는 이점이 크므로 신고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했으면 이런 걸 몰라도 되나요?
보증에 가입했더라도 대항력과 확정일자는 갖춰 두는 것이 맞습니다. 보증 상품에도 요건과 예외가 있고, 심사 과정에서 임차인의 권리 상태를 확인합니다. 둘은 서로를 대체하는 관계가 아니라 겹겹이 쌓는 관계입니다.
월세도 해당되나요?
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전세와 월세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월세 계약이라도 보증금이 있으면 같은 절차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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